사원의 시선에서 본 ‘과도한 정치’
사람이 세 명만 모여도 정치가 생긴다고 한다. 흔히 ‘정치’라는 단어에 부정적인 인식이 깔려 있지만, 실제로 정치는 조직 내에서 필수적인 요소이기도 하다. 이해관계를 조율하고, 다수의 의견을 수렴하여 방향을 정하는 것은 조직이 움직이기 위한 기본적인 기제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과유불급’이라는 말처럼, 정치는 필요 이상으로 작동할 경우 되려 조직을 병들게 만든다. 오늘은 ‘과도한 정치’가 만들어내는 부작용에 대해, 사원 혹은 실무자 입장에서 느끼는 관점에서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흔히 부서장급이나 임원들의 이야기로 여겨지는 정치가, 왜 실무의 말단에서조차 뼈아픈 현실이 되는지를 정리해본다.
1. 작은 일에도 유난히 많은 사람이 달려든다
사소한 일에도 여러 명이 나서서 열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 겉으로 보면 열정적으로 참여하는 모습처럼 보일 수 있지만, 한 발짝만 물러서서 보면 이 현상은 매우 비정상적이라는 것을 알 수 있다. 그 이유는 업무의 효율이나 실질적인 해결을 위한 참여가 아니라, 그 결정 과정에서 자신의 영향력을 행사하려는 움직임이기 때문이다.
즉, 실무적 논리보다는 ‘누가 이 안건을 주도했는가’가 더 중요해지는 상황인 것이다. 자신의 발언을 통해 의사결정이 내려지기를 바라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동시에 누군가의 의견에 무조건적으로 동의 할 수 없다는 심리가 작동하는 것이다.
이런 분위기에서는 실질적인 책임이 따르는 큰일에는 아무도 나서지 않지만, 책임이 적고 이슈만 되는 일에는 모두가 달려드는 기현상이 발생한다.
2. 도무지 납득되지 않는 의사결정이 나온다
조직에서 ‘도저히 납득할 수 없는 결정’이 내려질 때가 있다. 보통은 내가 모르는 정보가 있는 경우이다. 그래서 내가 이해를 못한다 해서 모든 의사결정이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설명을 들으면 들을수록 더 이해가 안 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런 경우가 바로 정치적 판단이 개입된 의사결정일 가능성이 높다.
정치적 의사결정은 전략이나 논리에 기반한 결정이 아니다. 누군가를 견제하거나, 단순히 비호감이라는 이유로 결정이 내려질 수 있다. 이미 답은 정해져 있고, 그에 맞는 이유를 사후적으로 갖다 붙이는 경우가 많다. 이런 결정은 상식의 틀에서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이 당연하다.
3. 자신의 이익 앞에서는 선후배도, 동기도 없다.
“자기 밥그릇은 자기가 챙겨야 한다.”는 말은 어느 정도 사실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유리한 방향을 고려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그러나 ‘나만 아니면 된다’는 사고방식은 조직에 독이 된다.
일이 몰리면 함께 나누는 대신 남에게 떠넘기려 하고, 동료의 어려움은 외면한 채 자신의 힘듦만 강조하는 사람이 있다. 자신에게 이익이 된다 생각하면 적극적으로 임하다가도 이익이 없다 하면 바로 남탓 하며 폭탄을 돌린다.
특히 연말 인사평가 시즌이 되면 이 현상은 더욱 심해진다. 팀워크는 실종되고, 성과를 둘러싼 신경전과 눈치 싸움이 조직 문화를 잠식해 간다.
이러한 현상은 결국 조직의 팀워크와 상호간의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게 된다.
4. 갑자기 의사결정이 바뀐다.
정치적인 조직일수록 누군가의 말 한마디가 갖는 무게가 커진다. 어떤 표현을 썼는지, 누구 앞에서 말했는지, 그 말이 누구에게 어떻게 전달되었는지가 중요한 이슈가 된다. 결국 영향력이 높은 누군가에 의해서 기존에 결정되었던 의사결정은 무시된채 갑작스러운 의사결정 번복이 발생한다.
그래서 점점 논리적 사고보다는 영향력이 높은 누군가가와 친분이 중요해진다. 사소한 농담이 오해를 사거나, 솔직한 피드백이 '찍힌다'는 이유로 반영되지 않기도 한다. 라인이 무엇보다 중요해지며, 라인이 없으면 말보다는 침묵이, 의견보다는 복지부동이 더 안전한 선택이 된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는 진심을 다한 피드백이나 건설적인 토론은 자취를 감춘다. 대신 ‘누구 편이냐’에 따라 말의 가치가 달라지고, 실력보다 누군가의 친분으로 평가받는다. 이런 문화가 반복되면 유능한 실무자일수록 떠나고, 결국 조직은 무기력해진다.
조직에서 정치가 완전히 사라질 수는 없다. 그러나 그 정치가 실질적인 방향성과 성과를 위한 도구가 아니라, 누군가를 견제하거나 자신을 부각시키기 위한 수단으로 쓰인다면, 조직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할 수 없다.
정치는 때때로 필요하다. 그러나 지나치면, 차라리 없는 편이 나을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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